수순밟기 합당 ‘충청권 표심 어디로?’
- 새누리당, 선진통일당 합당으로 153석 과반의석 확보
-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 13번째 당적 변경 ‘정치철새’논란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가 지난 8월 “우리는 제3세력, 정치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비쳤던 것과는 달리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전격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15년 만에 ‘친정’ 새누리당으로 복귀를 하면서 13번째 당적을 변경하는 초유의 정치인으로 기록됐으며, 선진통일당 애부에서는 새누리당과 사실상의 ‘흡수합당’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대선 판도에서 충청권의 민심향배가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나라의 안정과 국민의 행복을 키울 수 있는 건강한 정권을 창출하는 일이야말로 시대의 소명이자 국민의 여망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양 당이 통합을 통해 당의 혁신과 정치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관철함으로써 대중정당의 위상을 강화하고 어떤 차별이나 특혜도 배격할 것”이라며 “양당의 통합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희망의 정치가 시작되는 새로운 출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용광로의 쇠처럼 뜨겁게 결합하여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자”며 “우리가 하나 되어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면 국민은 우리에게 위대한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승리를 확신했다.
이번 합당으로 새누리당은 기존의 의석수 149석에서 선진당 의석수 4석을 포함, 총 의석수를 153석으로 늘리면서 과반 의석을 점하게 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선진통일당 대표와 국회의원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할 것이고 새누리당 지도부와 당원도 위국헌신의 자세로 승리의 장정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그러나 선진통일당이 25일 새누리당과 사실상의 ‘흡수합당’을 발표하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류근찬 전 선진통일당 의원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선진당이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소멸하게 되는 처지가 한탄스럽다”며 “새누리당과 합당한다는 것은 충청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리는 것이고 합당이 이뤄질 경우 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양당 통합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류 전 의원은 “독자 생존이 어려워 다른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더라도 상대가 새누리당이어서는 안 된다”며 “신행정수도 추진을 무력화시켜 가슴에 대못을 박고 비수를 꽂은 세력, 이명수 의원과 유한식 세종시장을 빼내 선진당을 붕괴시키려는 정치 공작을 자행한 세력이 새누리당”이라고 공격했다.
‘선진당 정상화를 위한 전국 당원협의회’도 이번 합당을 이인제 대표의 ‘매당’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표는 당 내외 현안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자신이 저지른 일로 인해 대표에서 쫓길 상황까지 몰리자 그동안 줄기차게 볼 멘 소리를 일삼고 흉을 보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살려 달라고 백기 투항을 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새누리당에서 자신만 가면 안 받아 줄 것 같으니 당과 충청인까지 도매금으로 넘기려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뒤, 양당간 통합을 막기 위해 법원에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상대로 한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박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대표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이회창 전 총재도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새누리당과의 합당 기자회견에서 이 전 총재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전 총재는 “직·간접적으로 만난 적도 없고 합당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 적도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측근은 전했다.
조순형 전 선진당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당 정치체제의 폐해·부작용도 많아 제3당의 존재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합당으로 그냥 나간다는 것은 정당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