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금1 은1…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

- 한국 태권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작아진 종주국의 태권도, 원인은 세계화

2012-08-12     김윤환

태권도 마지막날 경기에서 남녀 중량급의 간판 차동민과 이인종이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여자 67킬로그램 이상급의 이인종은 8강전에서 프랑스의 안느-캐롤라인 그라페에게 7대 4로 패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러시아 바리시니코바에게 연장 접전 끝에 져 아쉬움을 남겼다.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남자 80킬로그램 이상급의 차동민도 터키의 바흐리 탄리쿨루에게 4대 1로져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를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로 마감해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 태권도는 더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렇게 저조한 이면에는 이번 대회부터 적용된 차등점수제가 양날의 검이 돼 돌아왔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공격적이고 활기찬 경기 유도를 위해 차등점수제를 도입했다. 몸통 직선공격 1점, 몸통 회전공격 2점, 머리 직선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으로 점수가 세분화됐다.

베이징 회 때는 몸통 1점, 얼굴 2점으로 공격별 점수 차이가 적었다. 어느 정도 앞서나가면 지키기만 해도 이길 수 있었다. 세부 기술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이 유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큰 공격에 실점을 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심리적인 부담감은 태권도 선수들에게 가장 큰 적이었다. 한국에서는 "태권도는 올림픽만 나가면 금메달"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금메달은 당연한 일이고 못 따면 역적이 된다. 처음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도입된 2000년대 초반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태권도의 퇴출 논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총회를 열고 현 26개 종목 중 1개를 퇴출시킬 계획이다.

태권도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종주국 한국이 4개 종목 모두 우승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플레이가 위축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