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는 길이 열렸다”… K-water 보령권지사·보령댐노인

복지관, 의료취약지역 어르신 위해 무료 건강검진 지원

2025-11-19     김미선 기자


 

  

 

보령댐 주변 수몰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지난 11월 18일은 오랜만에 ‘안심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날’이었다. K-water 보령권지사와 보령댐노인복지관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고령층을 위해 건강검진 지원을 시작한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지형적 특성상 버스 배차가 적고, 이동수단을 마련하기 어려운 이곳 어르신들에게 병원 방문은 매번 큰 과제였다. 대부분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현실 속에서 건강을 스스로 챙기기 어려웠다.

  한 어르신은 “늘 병원가는 길 때문에 검진을 미루곤 했는데, 오늘은 나도 병원 다녀올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밖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니 소풍 가는 기분이였고 직원분들이 끝까지 함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다.”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병원으로 향한 버스는 보령아산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로 도착했고, 복지관을 통해 마련된 무료 검진이 차례로 진행됐다. 혈액검사, 영상검사, 만성질환 확인 등 평소 받지 못했던 검사가 포함된 종합 검진을 받으며 어르신들은 “이런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다”라고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검진을 마친 뒤에는 시내 식당에서 마련된 무료 특식이 제공됐다. 따뜻한 국물과 정갈한 반찬이 차려진 식탁을 마주한 어르신들은 “정말 대접받는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 어르신은 “병원 가는 날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게 보통인데, 오늘은 마음도 몸도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11월 28일까지 총 5회 진행될 예정으로, 두 기관은 남은 일정에서도 동일한 이동지원·검진·식사 제공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규영 K-water 보령권지사 지사장은 “수몰지역 어르신들이 병원 방문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확인하고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적인 복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송이 보령댐노인복지관 관장 또한 “의료 사각지대 해소는 복지관이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라며 “이번 지원을 계기로 어르신들의 건강권을 더 촘촘히 보호할 수 있도록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몰지역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이번 사업은 단순한 검진 제공을 넘어 ‘찾아오는 의료’의 소중함을 확인시킨 하루였다. 두 기관은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건강과 이동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연계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