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이병학 소장 칼럼_23

농업인의 날 — 땅에서 배우는 생명과 미래

2025-11-06     보령뉴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 부르며 가벼운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음을 나누는 일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11월 11일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7년부터 지정된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입니다. 이날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식량 안보, 그리고 농업인의 노고를 기리고자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므로 11월 11일의 진정한 주인은 농업과 농업인입니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지정된 데에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흙(土)’자를 파자하면 ‘十一’이 되고, 또한 이 시기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대지와 땀, 기다림과 감사가 응축된 날이 바로 ‘농업인의 날’ 입니다.

 우리 고장 충청남도는 예로부터 곡창 지대가 넓게 분포한 지역입니다. 논산·부여·서천 금강 유역과 당진·아산의 서해안 평야, 그리고 최근 서산·홍성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스마트팜 산업까지, 충남은 전통농업과 미래농업이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을 지키는 기반이자 미래의 성장산업입니다.

 세계는 지금 식량 위기와 기후 위기로 새로운 불확실성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국가들은 식량 가격 급등으로 경제와 사회 전반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농업인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국가의 뿌리를 지키는 생명 관리자이자 보호자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농업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농업인들은 생태·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토양을 다루는 기술자이며,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경영가입니다.

 또한 농촌은 우리가 잃어버린 쉼, 희망, 자연,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주는 공간입니다. 고향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처럼, 농촌은 도시의 삶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뿌리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농업이 생명을 지키는 근본 산업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농촌과 도시가 서로 연결된 공동체임을 알려야 합니다.

이때 농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 산업입니다. • 스마트팜과 데이터농업 • 드론 기반 농업 기술 • AI·IoT 융합형 생태 농업 • 기후 대응형 지속가능 농업

이는 앞으로 청년들이 꿈꿀 새로운 진로이기도 합니다. 농업을 배운 학생은 기술과 자연, 사람과 공동체를 함께 이해하는 미래형 인재입니다. 무엇보다 농업의 과정에는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 씨앗을 심고 생명을 돌보며 기다리고 수확하는 시간 속에서 학생들은 인내·책임·감사·연대를 배웁니다.

 결국 풍요란 눈에 보이는 양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고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마음에서 오는 법입니다. 농업은 생명 교육이며, 자연 교육이자, 공동체 교육입니다. 충남의 학생들이 농업을 통해 생명 존중과 미래 준비의 가치를 배워가길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농업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우리 학생들에게 올곧이 전하며, 땅에서 배우는 교육이 충남의 미래를 밝히는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남의 모든 농업인 여러분,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