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길, 종의 길

누가복음 17:5-10

2025-10-10     보령뉴스

 

오늘 본문은 믿음과 섬김에 대한 말씀입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이 주일에, 우리는 다시 한번 믿음의 본질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이 자라는 듯하다가도 작아진 것 같고, 때로는 있는 듯하다가 없는 듯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믿음이 무엇이며, 그 믿음이 어떤 역사를 이루고, 어떤 태도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믿음의 요청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라고 간구했습니다. 자신들의 믿음이 작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믿음의 크기를 문제 삼지 않으셨습니다. 마가복음 9장에서 귀신 들린 아들을 둔 아버지는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간구했습니다. 이 간구에 예수님은 믿음의 양을 늘리기보다 믿음의 방향을 바로 세우라고 말씀하십니다.

둘째, 믿음의 역사입니다. 예수님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뽕나무더러 바다에 심기라고 해도 그대로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믿음은 크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명력의 문제입니다. 믿음은 살아계신 하나님께 뿌리내릴 때 능력을 발휘합니다. 시계는 땅에 묻으면 멈추지만, 겨자씨는 땅에 묻으면 자랍니다. 믿음은 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의지하는 능력입니다. 작아 보여도 하나님께 연결된 믿음은 큰일을 이룹니다.

셋째, 믿음은 겸손한 섬김으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종이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주인이 쉬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시중을 듭니다. 종은 주인이 명한 대로 행하고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믿음은 교만이 아니라 겸손으로 드러납니다. 참된 믿음은 섬김의 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믿음은 양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생명력 있는 믿음은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겸손한 섬김으로 완성됩니다. 오늘도 믿음의 길을 걷되, 종의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서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